열린지식IN | 불교칼럼
생사대사(生死大事)와 백중의 의미
생사대사(生死大事)란 태어나고 죽는 것을 뜻한다. 생사란 우리의 존재와 직접 연관이 있는 만큼 우리에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음을 맞는다. 이 사실을 잘 알지만 자신에게 죽음이 구체적으로 닥친다면 우리 대부분은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를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만 죽음을 즐길 수는 없다.
하지만 죽음은 삶의 일부이기에 우리는 이를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죽음을 초월하라는 말이 아니라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드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라는 말이다.
죽음에 대한 불교의 가르침은 윤회고(輪廻苦)를 벗어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2연기의 가르침에 따르면 무명(無明)을 연하여 행(行)이 있게 되고, 이 행은 바로 업(業)이 된다. 업을 짓게 되면 이 업력으로 윤회하게 되어 결국 계속하여 고통을 받게 된다는 이치이다.
죽음의 원인이 무명(無明)에서 오는 것을 깨닫고, 고(苦), 무상(無常), 무아(無我)로 설해지는 현상계를 직시(直視)하여 무명을 소멸하는 수행을 통해 번뇌를 끊고, 업을 형성하지 않아야 열반적정에 든다고 가르친다.
대개 보통사람은 사후 7일에서부터 49일 사이에 다음 생을 결정 받게 된다. 물론 이 결정은 절대자의 심판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지은 업보(業報)에 따르게 된다.
불교에서는 사후에 각종 천도재(遷度齋)를 지낸다. 49일 동안 다음 생으로 천도 받지 못해 중음신(中陰神-中有)으로 삼악도(三惡道-지옥. 아귀. 축생)에서 허공을 배회하는 고통 중생들을 위해서이다. 자신이 생전에 지은 업에 따라 과보를 받게 되지만, 죽은 후에라도 진리로 인도받아 미혹한 마음을 돌리면 다음 생에 좋은 곳에 태어난다 하였다.
그래서 천도재는 부처님 법으로 영가를 인도하여 영가 스스로에게 생전의 죄업을 참회하도록 하여 삼악도에서 벗어나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다.
우란분절은 음력 7월 15일로 백중(百中), 백종(百種)이라고도 부른다. 이날은 매년 음력 4월 15일 시작된 안거가 끝나는 날로 회향할 때 의심이 있으면 스승에게 물어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대중에게 설한다. 그래서 백중일(白衆日)이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우란분절에 맞춰 49재 기도 회향법회를 연다.
이날은 일 년에 한 번 팔만사천 지옥문이 열린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선망부모와 애혼고혼 영가를 천도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자령(유산된 아기) 영가천도를 비롯하여 효행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등 불가에서는 효 사상을 고취시키는 날로 자리 잡고 있다.
우란분절은 부처님께서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낸 목련존자를 보시고 구원의 길을 열어 보이신 것에서 유래한다.
우란분은 인도말로 '울람바나(Ullambana)'인데 소리 나는 대로 우란분이라고 번역하였다. 구도현(救倒懸)이란 뜻이니, 즉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은 큰 고통에서 구제한다는 의미이다.
우란분경에는 "누구라도 해제일에 자자(自恣)하는 승가에게 공양하는 이는 현재의 부모와 7대에 걸친 선망부모와 육친들이 삼도(三途-지옥. 아귀. 축생)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곧 해탈할 것이요, 옷과 밥이 자연히 넉넉할 것이다. 부모가 생존해 계시면 백 년 동안 복락을 받을 것이요, 이미 돌아가신 부모는 천상에 태어나되 자재하게 화생하여 하늘, 꽃, 광명 속에서 무량한 쾌락을 얻으리라" 하였다.
우리는 삼보에 크게 귀의하여 청정승가를 공양 예배하고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원(願)으로 선망부모, 호국충혼 제위 영가를 위해 천도 사십구일기도를 봉행한다. 살아계신 부모는 부처님처럼 섬기고 효성을 다하며, 다생의 부모에게는 천도기도를 올려드리는 것이다.
천도기도는 자비희사의 여법한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영가천도의 원을 세워 매일 자신이 정한 시간에 향을 사루고 금강경, 천수경, 지장경을 수지 독송하고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아미타불의 염불을 주력으로 수행 정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