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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

선재장애인주간보호센터 서영아

 


장애를 극복했다

20248월에 개최된 패럴림픽 대회 기간 중 언론 기사를 통해 많이 접했던 문구이다. 이번 패럴림픽 뿐만 아니라 그동안 언론에서는 <팔이 없으면 입으로... 이것이 패럴림픽>, <다리를 못 써도... 우리의 바퀴는 멈추지 않는다>, <발로 공 띄워 서브... 양팔 없어 라켓 물고 스매시>, <세계 유일 손발 없는 펜싱 선수, 패럴림픽 2連覇> 등의 제목은 선수의 이름보다 장애에 눈길이 머물게 했다. 많은 기사에서는 장애를 딛고 투혼을 불사르는 정신으로 장애를 극복한 이미지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패럴림픽 메달리스트들은 장애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얻은 결과이다.
비장애인 대다수는 장애인들이 어떤 일에 성공을 거뒀을 때 장애를 이겨내고그 일을 해냈다고 생각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장애를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얼마 전 기사에서 한 방송인의 결혼 소식을 다루며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으로 보도하였다.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너무도 익숙하게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을 거부감 없이 사용하고 있다.

극복의 사전적 의미는 악조건이나 고생 따위를 이겨 냄’‘어려운 것이나 힘든 것을 이겨내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언론에서 자주 사용하는 장애 극복은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8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을 쓴 지방자치단체에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과 편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해당 표현이 통용되지 않도록 적극적 홍보방안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냈다. 이는 장애를 질병이나 일시적 시련처럼 헤쳐나갈 수 있는 대상으로 잘못 생각하게 해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형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우리사회는 여전히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OO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하며 장애가 무언가 이겨내고, 그렇게 해야만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정상화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인 것만 같다.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이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 장애를 단지 비장애인과의 차이에 불과하다고 인식하며 살아가는 장애인들의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 표현이 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장애도 그냥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며 장애는 개인이 세상을 살면서 얻게 된 한 특성일 뿐인 것이다. 즉 세상 사람들의 인종이나 성별이 서로 다른 것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있을 뿐이다.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장애극복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극복할 의지가 없거나 뒤처진 존재가 되는 것이다. 장애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인정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나는 장애를 극복하지 않았습니다. 극복한다는 건 부정적인 환경이나 나쁜 조건을 이겨내는 거잖아요. 장애는 부정적이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저는 그냥 장애를 인정했습니다.

장애인은~할거야/하지못할거야 라는 비장애인의 인식, 나는 장애인이니까 ~할거야/하지 못할거야 라는 장애인 자신의 인식,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비장애인의 인식, 나는 장애인이니까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장애인 자신의 인식, 포용과 관련해서 이러한 인식은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인식변화를 해야합니다. 누군가가 계속 외치고 함께 외친다면 이 사회가 조금씩 바뀌고 장애인이 살만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 <나는 장애를 극복하지 않았습니다> 저자 김남영-

 

최근 몇 년간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접근 방식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통적으로 장애는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결함으로 간주 되어왔고 이러한 결함은 종종 사회에서 고립되고 차별받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장애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한정 짓지 않고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여장애가 없는 사회를 향한 다양한 운동과 정책들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의 장애 관련 패러다임은 사회적 모델(Social Model)로의 전환을 포함한다. 이 모델은 장애를 개인의 결함이 아닌 환경적이고 사회적인 요인으로 분석한다. , 장애인은 환경의 제약으로 인해 사회에 참여하지 못하며, 이러한 제약을 해소하는 것이 장애인의 권리보장과 사회통합을 이루는 핵심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복지의 패러다임은 변화하고 있으며 장애인의 인권과 사회적 참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적 통합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인식 전환 및 현실 적용을 위한 장애인복지 정책 마련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어떠한 이유로 인해 장애를 얻게 되었더라도 그들의 존엄과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단순히 법적인 규제나 정부의 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조직, 나아가 지역사회의 인식과 태가 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사회적, 환경적 요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포용적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우리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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